삼성생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증권 지분 8.02% 매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증권 지분 11.2%를 보유 중이다. 삼성화재가 갖고 있는 사들이면 지분율은 19.22%로 높아진다. 삼성증권 지분 구조 단순화 이후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은 올초엔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삼성카드 지부 전량(37.45%)를 매입했다.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은 71.86%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14.98% △삼성중공업 3.4% △호텔신라 7.9% △에스원 5.34% △삼성SRA자산운용100% 등이다.
삼성생명이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들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는 것을 두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되려면 금융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최대주주 자격을 갖춰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증권 매각과 함께 지분율 30%를 밑돌고 있는 삼성화재에 대한 지분도 추가 확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삼성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7.9% 급감한 524억3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 초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증권 매각설은) 엉터리, 만화"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현재 삼성SDS 인적분할 등 사업구조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사 전환 과정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김서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 4차례 진행된 특별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 이후 지배구조 개편의 종착지인 삼성전자 분할이 초미의 관심사"라면서 "삼성이 최종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주주, 정부, 정치권, 여론을 설득하고 3세 경영 아래 향후 전망을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지배구조개편을 준비 중인 타기업에도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IFRS4 2단계, 자살보험금 등 주요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급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김동양·한승희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해 삼성생명을 인적분할하게 되면, 특히 사업부문에서 자본이 유출되는데, 최소 2조2000억 원(삼성화재 지분)에서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가치 2조9000억 원이 합산된 5조1000억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유예 기간이 주어지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소유 삼성전자주식수-1주 하여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에서 벗어난다고 가정하면 최소 2조9000억 원, 최대 5조8000억 원이 추가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