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플라스틱병이나 필름 등에 주로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인 한국산 고순도 '테레프탈산과 그 염(purified terephthalic acid and its salts)'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한국무역협회는 관련 기업들의 적극적인 반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무역관에 따르면 벨기에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 3개국 석유화학업체는 한국산 테레프탈산과 그 염의 유럽수입량과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EU 역내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6월 20일 반덤핑 제소를 했다.
테레프탈산 및 그 염은 EU 전체 수입액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25.13%에서 2015년 56.69%, 2016년 1∼3월 70.42%로 증가했다. 점유율 순위도 2014년 3위에서 2015년 1위로 올라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3개사의 제소 요청을 검토한 결과 덤핑과 피해 사실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지난 3일 관보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는 한국의 생산·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샘플링 조사를 하게 된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들어온 품목에 관한 것이며, 2013년 1월 1일 이후 품목 수입 추이 등도 검토될 예정이다.
조사는 관보 공고일부터 15개월 이내에 종료되며, 조사 기간 중 공고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반덤핑 잠정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무역협회는 “최종 판정에는 업체의 답변서와 증거가 매우 큰 영향을 준다”며 “우리 기업은 이번 조사에 가능한 한 많이 참여해 유럽기업이 주장하는 EU 역내산업 피해가 한국산 제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