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채무면제·유예상품(DCDS) 판매를 중단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 등은 금융당국의 불완전 판매 지적에 따라 이달부터 DCDS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 역시 DCDS 신규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 하나·BC카드는 지난달부터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DCDS는 카드사가 신용카드 회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회원이 사망, 입원 등 특정사고 발생 시 카드이용금액 중 미결제금액(채무)을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상품 설명이나 환급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이 같은 불합리한 영업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이번에 DCDS 신규 판매를 중단한 배경 중 하나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리스크를 털어내자는 의도가 크다. 금감원은 DCDS 불완전판매가 다시 적발될 경우 임원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카드사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DCDS 판매는 텔레마케팅(TM)으로 이뤄지는 데 TM 조직을 관리하는 데 들이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갈수록 DCDS 가입률이 떨어지는 것도 이번 신규판매 중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불완전판매로 지적됐던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의 경우 판매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리볼빙은 회원이 카드이용대금 중 일정비율 해당금액을 결제하고 잔여금액에 대해 이자를 부과해 다음달로 이연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리볼빙은 카드사들이 이용대금 결제비율을 낮게 설정하도록 유도해 이자를 챙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 이용자가 이용금액을 충분히 결제할 수 있는 잔고를 갖추고 있는데도 결제비율이 낮게 설정돼 이연 금액에 대한 이자를 불필요하게 부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리볼빙이 이용대금 결제 능력이 부족한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판단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DCDS처럼 판매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리볼빙 결제비율을 100%로 설정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는 등 리볼빙 서비스 가입 안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는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