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던 이유는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에 야구가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윈저 오세아니쿠 호텔에서 제129차 총회를 열고 야구-소프트볼과 서핑, 스케이트보드, 클라이밍, 가라테 등 5개 종목을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IOC는 또 이날 총회에 참석한 위원 85명 만장일치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한해 정식 종목을 33개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 종목은 28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프로그램의 혁신적인 조치"라며 "앞으로 4년 뒤인 2020년 도쿄에서 이 조치의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2012년 올림픽에서도 열리지 않았으며 올해 리우올림픽에서도 야구 경기는 없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야구가 다시 올림픽에 복귀하는 셈이다.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이유는 특정 지역에 경기력과 인프라, 인기가 편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야구는 북중미와 동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반면 유럽 전역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은 야구에 인색한 편이다. 야구 대표팀을 운영하는 국가도 적을뿐더러, 최강의 실력을 지닌 미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대신해 올림픽 대표 참가를 꺼려온 것도 정식종목 제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전세계 주요 국가 대표들로 구성된 IOC 위원들 역시 자국의 경기력이 부족하고 인식과 인프라가 부족한 야구에 대해 편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IOC 위원들 대부분이 유럽 국가를 대신하는 만큼 야구의 정식종목 채택에도 인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를 기점으로 쇠퇴하던 프로야구의 인기가 다시 급등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주요 선수들의 병역 혜택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의 올림픽 정식 종목 복귀는 국내 야구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승부조작 파문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시점이라 더더욱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야구에 따라붙게 된 부정적인 시선을 떨칠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