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SM),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 등 코스닥 엔터상장사들이 중국발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우려에 동시 급락했다. 사드발 후폭풍이 지속될 우려가 있어 당분간 엔터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은 2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32% 하락한 2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린 에스엠은 52주신저가를 새로 썼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전일 대비 7.96% 내린 3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1년 이내 최저가다.
이외에도 JYP엔터테인먼트(-5.40%),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4.96%·신저가), 로엔(-0.12%), CJ E&M(-6.85%), 키이스트(-3.41%), 화이브라더스(–4.55%) 등 다른 엔터주들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코스닥 엔터상장사들이 집단 급락의 이유는 중국당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류 보복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일반 산업군과 달리 한류 문화 산업은 출연 제한, 사업 제휴 금지 등 비공식적인 규제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었다.
실제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국제적인 요인’을 이유로 8월부터 일정기간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규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일보 등 여타 관영매체도 연일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현지 활동 금지령이 내려졌다거나, 신규 한국문화산업회사 투자 금지, 한국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의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엔터상장사들은 ‘사드 괴담’은 정치적 이슈에 불과하고 사실무근이지만,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에스엠, 와이지엔터 등 기획사 관계자들은 “사드 배치로 인해 예정된 비즈니스가 변경되거나 취소된 사례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 후에도 반한 감정이 극대화 된 사례가 있다며 당시에도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등 반한 시위가 정점에 달했지만, 콘서트 등이 취소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의 시각은 다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에서“ 한류 수요가 극대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드 보복 우려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면서도 “미디어 콘텐츠 및 현지 합작회사 설립에 있어서는 규제가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한류 콘텐츠 규제설 ’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달 광전총국은 모든 위성 방송사의 경우 황금시간대(오후 7시30분~오후 10시30분)에 외국 판권을 구입한 프로그램은 1년에 2편까지만 방송할 수 있는 규제조치를 실시하는 등 한류 콘텐츠 규제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