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몰리는 부동산P2P 대출 시장…안전장치는 ‘부실’

입력 2016-08-03 07:00 수정 2016-08-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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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임모씨는 최근 눈여겨봤던 T업체의 총 5억원 규모 지방 빌라 사업장 대출채권에 500만원을 투자하려고 했지만 하루도 안돼 자금모집이 끝나 투자기회를 놓쳤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임모씨는 차선책으로 다른 부동산 크라우딩 업체의 대출채권에 투자했다.

저금리가 지속되자 높은 수익률을 내세운 국내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전장치 없는 P2P대출인 만큼 위험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3일 크라우드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 P2P 신규 대출액 규모는 지난 2013년 50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400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년 만에 시장규모가 80배에 가깝게 성장한 것이다.

특히 10%대의 수익률 앞세운 부동산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시장 역시 덩달아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대출형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뤄지는 P2P금융(개인간 직거래 방식의 금융 서비스)의 일종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 자금수요자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쉽게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투자금액에 대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손꼽히는 부동산P2P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5개 사의 누적 투자액은 최고 281억 원에서 최저 27억 원으로 총 700억 원을 웃돈다. 현재까지 이뤄진 투자건수 역시 315건에 다다른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부동산P2P 대출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서 업계에서는 ‘고수익률’을 꼽는다.

E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니 5%대 수익률만 나와도 투자자들이 달려드는만큼 10%의 투자수익률을 내세운 부동산P2P 크라우드 펀딩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에서 인기를 모은 부동산P2P 크라우드 펀딩 상품은 최저 10%에서 최고 18%를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오피스텔 연평균 임대수익률이 전국 평균 5%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3배가 넘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igh Retrun High Risk(고수익 고위험)’ 원리에 따라 안전장치가 없는 부동산P2P대출 시장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생보사 부동산전문가는 “빌라 신축 사업장이 현재 부동산P2P상품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 사업을 추진하는 시공사나 시행사가 소형업체이다 보니 자본금이 적고 해당 사업을 완공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검증이 사실상 힘들다”며 “향후 빌라시장이 악화될 경우 이를 보증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해당 물건은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일부 업체 투자상품은 후순위 담보 대출채권이 대다수를 차지해 이것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원금회수가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후순위 대출채권은 우선보상권이 없는 채권을 뜻한다.

이외에도 국내 부동산P2P업체 CEO들의 출신 배경 역시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부동산 관련 분야가 아닌 은행권 및 IT, 사교육 등 부동산과 사뭇 거리가 먼 곳에서 업력을 쌓아 변동성이 높은 부동산 시장 분석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A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P2P 담당자들이 상품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투자 상품을 내놓을 경우 그에 대한 리스크는 전부 투자자에게로 전가된다”며 “부동산P2P투자는 일종의 소액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볼 수가 있는 만큼 해당 사업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시장이 좋다는 것만 믿고 마구잡이로 상품을 유치하다가는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자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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