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에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을 배제하고 생계 사범 위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일부 재계 총수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일 기자와 통화에서 “사면의 큰 원칙은 민생 살리기”라면서 “생계형 사범 위주로 명단을 추리되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선 경제인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력한 복권 대상자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이 복권되면 경영 일선으로의 복귀가 가능해 투자와 고용창출 등 경제 살리기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특별사면 후 곧바로 대규모 투자로 화답한 바 있다. 그해 8월 17일 반도체사업에 총 46조 원을 투자한다는 초대형 계획을 발표와 동시에 시행했고, 석 달 뒤인 11월엔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 원에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나섰다.
최근 건강 악화로 형 집행정지가 결정된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사면 대상에 언급되고 있지만, 낮은 복역률이 걸림돌이어서 최종적으로 명단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생계형 사범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다루되, 음주 운전자에 대해서는 잇단 대형사고와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을 감안할 때 범위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배제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과거처럼 새누리당과 협의하지 않았고, 추천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치인 사면·복권은 서민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 희망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박 대통령의 목적과 방향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주 사면심사위원회를 본격 가동해 사면·복권 기준과 대상자를 논의한 뒤 다음 주 중으로 박 대통령에게 보고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