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됐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6일 “은행측이 승진한 20여명의 노동조합 분회장들을 대상으로 승진을 취소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분회장직 사퇴를 강요했다"며 김 행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노조는 "이 같은 행위는 노사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은 물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에 사용자들이 개입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은행 노사의 단체협약은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분회장을 전보 발령할 경우 사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측은 2년 미만인 분회장의 전보나 승진에 대해 인사권임을 내세우면서 노동조합의 동의절차를 무시했다"며 "나중에 이 사실을 알았는지 은행측은 단체협약을 조롱이나 하듯 지난 2일 오후 7시경에 승진 사실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지하고 다음날인 3일 오전 10시 승진인사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은행측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통지하자 은행측이 승진 분회장들에게 분회장직 사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분회장들이 사퇴할 경우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분회장직을 버리지 않을 경우 승진을 취소하겠다는 협박을 백주대낮에 은행측이 자행한 것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조직 및 운영에 사용자가 직접 지배 개입한 것으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동조합을 경영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직원들을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하나금융지주의 그릇된 노사관에서 이번 사건이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노조는 승진취소 협박으로 분회장직 탈퇴를 강요한 사건은 은행측이 '노조 말살 의도'라고 규정하고, 이날 김종열 행장을 비롯해 박재호 경영지원본부장, 황인산 인력지원부장 등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한편 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달 30일 은행측이 강행한 'FM 책임자 승진 공모' 공문 발송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며 김 행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으며, 이와 관련 여성부위원장 2명이 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 노조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 4곳(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 대투운용, HFGIB증권)이 전근대적인 노사관으로 현재 노사갈등국면에 돌입하고 있다”며 “이는 하나금융지주의 노사관계 정책의 실패로 볼 수 있으며 체계적 대응을 위해 ‘하나금융 노동조합 협의회’가 지난 7월 31일 출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