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논란이 ‘제2의 고섬’ 사태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피해를 당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되풀이되는 중국 기업 논란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는 거래소 역시 중국 기업 상장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던 중국의 완구업체 헝성(恒盛)그룹이 다음달 18일로 상장을 연기했다. 헝성 그룹과 거래소 측은 상장 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은 “중국기업의 경우 관례적으로 한 차례씩 증권신고서를 수정 제출해왔다"면서 "이는 상장 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헝성그룹 측은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수정 제출하면서 후이만킷 회장의 확약서를 함께 제출하고 보호예수 기간을 늘리는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을 대거 추가했다.
헝성 그룹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다시 부각되고 있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중국고섬 퇴출 사태에 이어 중국원양자원 허위 공시까지 터지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원양자원 사태의 경우 허위 공시문제와 함께 선박 사진 조작 의혹까지 더해지는 등 사건의 질이 아주 낮은 경우”라며 “가뜩이나 중국기업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헝성그룹 뿐만 아니라 올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중국 기업들의 상장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현재 거래소에서 상장 심사를 받는 중국기업은 골든센추리, 그레이트리치테크놀로지, 오가닉티코스매틱스 등 3곳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중국기업의 경우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에 사전 협의 절차를 밟고 있고 예비심사도 국내 기업(45일)보다 긴 65일 동안이나 하는 등 까다롭게 하고 심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다른 중국 기업까지 매도당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래소 역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과 관련한 이슈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당분간 중국 기업보다는 미국과 일본, 유럽, 호주 기업 등을 집중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