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통신비 인하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관련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시민단체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운동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여야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들이 아직까지 통신비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방법론에 있어선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새누리당은 이미 당과 정부가 2만 원대 무제한 요금제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을 써왔던 만큼, 앞으로 인위적인 요금 인하보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19일 “정책위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는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안양동안을)이 제출한 단통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단말기 구매 시 지원금과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 지급하는 유통망의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단통법 시행 이후 출고가와 할부원금이 하락하지 않아 소비자의 부담이 줄지 않고 여전히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만 배를 불렸다는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
현재 지원금 상한 규정은 3년 일몰법이기 때문에 내년 9월까지는 출시된 지 15개월 미만인 휴대폰에 대해 현행 33만 원 이상 지원할 수 없다.
반면, 야당에서는 단통법 제정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이 영업 기밀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면서 도입이 무산된 분리공시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하는 완전자급제와 기본료 폐지까지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동통신 요금에 기본료를 포함할 수 없도록 하는 인가기준을 신설함으로서 사실상 기본료를 폐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19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내놨지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전날 ‘Q&A로 알아보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의 이슈리포트를 발표하고, 기본료 폐지 운동을 추진 중이다.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이통3사는 직격탄을 맞는다. 참여연대는 기본료가 폐지되면 이통3사에서 연간 6조6000억 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7조8669억 원을 기록했다”면서 “마케팅 비용만 대폭 줄여도 당장 기본료 폐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객 상당수가 기본료 개념이 없는 정액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기본료를 폐지하더라도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