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시타델이 부회장 겸 증권부문 최고경영자(CEO)에 실리콘밸리 출신을 전격 발탁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타델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케빈 터너(51)를 부회장 겸 증권부문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터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명인사로 통한다. 직원 수 5만1000명이 넘는 기업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오피스365’ 마케팅 사업부를 이끌며 한때 스티브 발머 전 CEO의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MS 이전에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엄격한 규율을 적용, 업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터너는 유통과 IT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갖췄지만 금융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터너의 시타델 이적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금융업계에 부는 파격적인 인사 혁신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분석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하려는 업계 움직임도 속도가 붙고 있다. 케빈 뷔티기에그 MKM파트너스의 기술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융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술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금융은) 터너가 이제까지 경험한 분야와 완전히 다르기는 하지만 그는 유통과 클라우드 부문의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BWA)는 지난 5월 애플의 수석부사장이었던 존 루빈스타인을 공동 CEO로 임명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루빈스타인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의 오른팔이자 ‘아이팟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IT 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BWA는 루인스타인과 함께 IBM에서 AI 개발자도 함께 채용했다. 시타델도 터너 영입에 앞서 지난달 모건스탠리의 30년 기술 베테랑인 스티브 리에블리치를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발탁했다.
한편 MS는 터너의 퇴사로 발머 전 CEO 체제를 완전히 청산하고 2014년 2월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의 ‘신체제’를 굳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