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조직의 통합을 추진하던 농협이 난관에 봉착했다.
내부 고발과 반목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금융지주·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 홍보조직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에 앞서 조선 및 해운업 부실 채권으로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농협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홍보와 교육·문화 사업조직 등을 하나로 합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직원 11명이 홍보조직에서 빠졌다. 지주 1명, 은행 3명, 생보 2명 등이다. 은행의 경우 3명이 빠지면서 총 11명이 홍보실에 남게 됐고, 이중 절반 이상인 6명이 지주 홍보실로 이동했다.
애초 농협은 중앙회, 금융지주, 은행, 보험 홍보조직의 완전 통폐합을 검토했다.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해 NH투자증권만 빠졌다.
하지만 일단 개별회사의 홍보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무실만 함께 쓰는 것으로 어정쩡하게 봉합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회공헌팀 업무는 홍보팀으로 이관됐다. 기존 사회공헌팀 인원은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사무실만 통합했을 뿐, 실질적인 통합을 의미하는 지휘체계의 단일화는 연기된 셈이다. 때문에 직원들은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사무실은 같이 쓰고 있지만, 기존의 결재 단계를 유지하고 있어 ‘불편한 동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농협 내부에서조차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홍보실 통합이 효과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며, 전반적인 공감대도 없었다”며 “지금 홍보실 인원이 많지도 않은데 조직을 축소했다가 역효과가 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보조직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최종 자문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농협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서 비대해진 조직의 슬림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객관적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컨설팅업체인 AT커니에 조직 전반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컨설팅을 의뢰한 상태다.
AT커니 자문 결과는 이르면 이달말 나온다.
농협의 다른 관계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충당금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외부 홍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