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심부에서 3일간 열린 김치 잔치에서 우리나라 김치제조 업체들이 배추 속처럼 꽉 찬 수출 성과를 들고 돌아왔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릴레이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국내 김치제조 업체들은 조만간 수출 낭보를 잇달아 전할 예정이다.
23일 각사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20~22일 열린 한중 식품안전전람회에서 ㈜대일은 중국 원대그룹과 연간 300톤, 15억원 규모의 김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일은 원대백화점 하얼빈 본점에 7월부터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사는 판매 실적에 따라 2~3호점에 이어 전 백화점으로 상설매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홍금석 대일 대표이사는 “원대그룹 외에 다른 현지 업체들과도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져 앞으로 수출 계약이 더 성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염김치로 유명한 (유)닥터아사한은 중국 금호그룹과의 수출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호그룹이 운영하는 고급 식당들에 저염김치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현지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진전시켜 조만간 물량과 운송로를 확정할 계획이다. 기능성 식품으로 미용 산업에 건강 김치를 접목시킨 닥터아사한은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뷰티박람회에도 참여한다.
남우영 닥터아사한 최고경영자는 “금호그룹은 계약이 확실시되고, 행사 현장에서 러시아와 싱가포르 업체들도 수입 의사를 밝혀 계약 가능성이 높다”며“러시아는 여름만 제외하고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보내기로 했다. 싱가포르도 저염김치 선호도가 커 이번 행사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이름난 ㈜한성식품의 경우 중국의 대형마트 유통업체와 공급 물량을 조율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한국산 우유와 치즈를 이미 유통하며 잘 갖춰진 냉장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체 측에서 한성식품 김치의 판권을 원해 다른 곳과 조건을 비교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유정임 김치명인이 대표로 있는 풍미식품㈜은 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전람회에서 유 대표가 직접 담근 김치는 인기를 모았는데, 라면 등 한국의 매운 맛에 익숙한 러시아 바이어들이 수입 의사를 개진해 왔다.
김치명인은 유 대표와 이하연 명인을 비롯해 국내 5명뿐이다. 호주에 수출 중인 풍미식품은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맛에 대한 자신감을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한편 이들 국내업체 4사는 공동으로 중국 산시성 소재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징러거우와 김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를 통해 양측은 중국에서 홍보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소개하는 한편 식품 전시회와 세미나, 포럼 등 행사를 진행해 해외 바이어를 유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인재 교류를 확대해 시장 애로점을 파악하고 한국 김치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방침이다.
한편 식품안전전람회는 중국 공산당이 2009년 국무원 산하에 식품안전위원회 판공실을 신설하고 행정당국과 합동으로 매년 진행하는 행사다. 주요 참관객은 중앙 및 지방정부 식품담당 관료와 식품생산기업 담당자 및 각국의 바이어들이다.
올해 전람회의 한국관 진행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세계김치연구소가 후원하며 국내 업체들에 힘을 실었다. 김치연구소 박완수 소장은 “국내 700여개 김치제조 업체는 99%가 중소기업”이라며 “내실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중국을 위시한 세계 시장에 우리 식문화를 전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