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산업은행이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대우조선이 건조한 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 회사 측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인도가 늦춰지면 대우조선에 타격이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아직 인도 지연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대우조선은 이달 말과 다음달 말 '소난골 드릴십' 1·2호기를 선주사인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주사 측이 인도를 위해 필요한 잔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한 내 인도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당장 오는 9월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상환까지 앞두고 있어 관련 유동성이 절실하다.
이에 대해 산은은 최근 해양플랜트 지연과 관련한 유동성 지원 대책 논의에 나섰으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유동성 지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자금 지원 규모는 이 대우조선에 지원하기로 한 4조2000억원 가운데 미집행된 금액인 1조원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언급되고 있는 인도 지연의 문제는 회사에 귀책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자금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미집행분 규모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초청 조찬강연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에 지원금을) 더 투입한다, 투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면서도 "(지원금 추가 투입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