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2만기업 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4대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에 따르면 4대 그룹 계열사에서 단 한 곳이라도 해외 법인을 둔 국가는 모두 85개 나라였다.
85개국에 진출한 4대 그룹 해외 법인 숫자는 올해 1402곳으로 작년 1332곳보다는 70곳 많아졌다. 그중 120곳이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네덜란드, 마카오, 파나마, 네덜란드, 모로코 등 조세피난처로 널리 알려진 지역에 있었다.
4대 그룹 중에서 SK가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곳에 운영하고 있는 해외 법인 수는 73곳으로 그룹 전체 해외 법인 수의 25.3%에 해당해 조세피난처 소재 해외 법인이 가장 많았다. 해외 계열사 네 곳 중 한 곳은 조세피난처로 의심받는 지역에 법인을 세웠다는 뜻이다.
SK가 조세피난처에 둔 해외 법인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홍콩이 35곳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홍콩에 있는 SK차이나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 및 유통, 바이오에너지 관련 회사 4곳을 직접 거느린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도 금융업, 부가통신업, 소프트웨어개발서비스 업종에서 4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홍콩 다음으로 케이만군도에도 27곳이나 되는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해외 계열사 중 케이만에 가장 많은 법인을 거느린 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솔라리스파트너스다. 솔라리스파트너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제미니파트너스의 자회사다. 제미니 파트너스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를 역으로 정리해보면 국내에 있는 SK㈜, SK이노베이션 등이 출자해 싱가포르에 제미니파트너스 법인을 만들고, 제미니파트너스는 다시 싱가포르에 솔라리스파트너스를 지배하고 있다. 또 솔라리스파트너스를 통해 케이만군도에만 7개 회사를 거느리고 중국과 터키에도 각 1개씩 총 9개 회사를 관리하고 있는 구조다.
이들 대부분 업종은 ‘투자업’이다. 또 케이만에 있는 법인 중 프로스타캐피탈은 다시 프로스타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세워 케이만과 미국, 호주 등에 6개 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또 헤르메드케피탈은 중국, 케이만, 홍콩에 3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투자한 자금 등이 최종 6단계를 거치며 6개국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흐름이다.
한편 SK와 달리 4대 그룹 중 조세피난처로 의심되는 곳에 세운 해외 법인 숫자가 가장 낮은 곳은 현대차였다. 비율로는 1.4% 수준. LG(3.9%), 삼성(6.1%)도 10% 미만으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