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5세대(5G) 이동통신망 표준화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번 주 차세대 초고속 무선 네트워크인 5G 상용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가 보도했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아직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5G용으로 고대역 주파수를 할당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FCC는 23일 5G용 면허와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대거 개방하기 위한 규칙 초안을 만들어 배포하며 FCC 위원들이 7월 이를 승인하기 위한 표결에 들어간다.
휠러 위원장은 “위원들이 다음 달 나의 제안을 승인하면 미국은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와 그 적용을 위한 고대역 주파수를 할당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 기업들이 첫 번째로 5G 관문에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4G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대역폭은 5~10MHz다. 휠러 위원장은 상세한 고대역 주파수 할당 대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 200MHz는 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5G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도를 일축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여러분에게 5G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상세하게 알려준다면 그 길을 가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파수를 열게 되면 AT&T나 버라이즌 같은 미국 기업들이 해당 주파수에서 5G를 놓고 여러 가지를 시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상용화에서 유리한 고지에 먼저 오를 수 있다.
현재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 거의 전 세계 모든 통신 선진국들이 5G 상용화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2014년 성명에서 “오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망을 상용화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G는 기존 4G망보다 속도가 10~100배 빠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휠러 위원장은 “응답속도가 1밀리초(1000분의 1초)보다 빠를 것”이라며 가장 큰 쓰임새로 ‘원격 수술’을 들었다. 외과의사가 원격에서 화상을 통해 로봇으로 환자를 수술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5G는 데이터 처리용량이 많은 가상현실(VR)도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구현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