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비중을 전년 대비 1%포인트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 8조원대 기업에서 판관비 비중을 1%포인트 높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판매관리비란 기업에서 판매와 관리, 유지에 드는 비용을 통칭하며, 급여와 복리후생비, 접대비, 광고 선전비, 연구비 등을 포함한다.
17일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판관비 비중은 2010~2014년 연평균 2.6%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4.0%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8조4719억원, 판관비는 3395억원이었다. 이는 전년(2.9%)보다 1.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14년에는 매출 11조1942억원에 판관비 3337억원이었다. 2015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조7000억원 넘게 줄었는데 판관비는 오히려 50억원 이상 늘어났다.
2010년에는 매출 7조1891억원에 판관비 2018억원으로 판관비 비중이 2.8%였고 2011년에는 2.4%, 2012년 2.6%, 2013년 2.5%였다. 2010~2014년 판관비 비율은 2.4~2.9%에서 움직였다. 5개년 평균은 2.6%였는데 2015년에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판관비 비중을 2.5% 수준에서 유지했다면 비용을 1200억원 정도 줄일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3%로 유지했다고 해도 850억원 정도 판관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판관비는 기업 비리 수사에서 리베이트 조성 등에 자주 드러난 항목이라고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지적했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교육비, 접대비, 연구비 등 실제는 지급하지 않았으면서도 서류 장부상으로는 지급한 것처럼 기재해 리베이트 목적 등으로 돈을 빼돌리는 경우가 적발됐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케미칼 매출원가는 매출 대비 93% 수준을 기록하고, 판관비율은 2.4~2.9% 사이에서 움직여 큰 변동이 없었다”면서 “반면 2015년에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원가가 80%로 이전해보다 13%p 넘게 큰 폭으로 떨어지고, 판관비도 전년보다 1%p 상승해 기존 패턴과 다른 경영 흐름을 보여 롯데케미칼이 의구심을 스스로 좌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