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거품 한꺼번에 꺼질까 걱정

입력 2016-06-16 11:18 수정 2016-06-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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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우려에도 아파트값은 치솟아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최근 몇 년 사이 잔뜩 부풀린 아파트값 거품이 조만간 꺼질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 경제가 안 좋은 때에 주택시장까지 한꺼번에 주저앉게 되면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며칠 전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2016년 지역별 주택시장 영향 요인’이라는 자료를 보면서 그런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여러 통계수치와 경제 흐름을 분석해 볼 때 최근 몇 년간 집값이 너무 오른 것으로 진단된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봐도 서울의 소득을 감안한 집값 수준은 세계 주요 도시보다 높게 나타난다.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비싸든지 아니면 소득이 적다는 의미다.

경실련이 조사한 소득대비 집값 비율은 서울의 경우 17.7배로 런던 13.6배보다 높다. 도쿄 6.5배의 2.7배 수준이다. 지지난해와 지난해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으니 지금 상황은 이보다 훨씬 안 좋을 게 분명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는 것이다. 집값 상황이 이 정도이면 발을 빼는 게 정상인데 계속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구매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이성보다 감성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듯해서 그렇다. 여러 통계수치나 경제 요인에서는 부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일반인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가 집값을 자꾸 끌어올린다.

연구원의 자료에는 고객과의 접점지대에 근무하는 중개업소 대다수가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은 시장의 흐름과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최전방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고객의 관심사는 물론 정부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황을 따져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수준이 일반인보다 한수 위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중개업소의 식견이 다 맞다는 얘기는 아니다. 게다가 연구원의 조사 업체수가 전국 153개 지역의 2300여 개 중개업소에 불과하다. 일반인도 5600명 규모다.

아무튼 조사결과 중개업소 약 70%가 올해 집값 하락 요인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택이 너무 많이 공급됐고 금리인상 우려를 예로 꼽았다. 하지만 일반인 집단의 경우 52%가 오르는 쪽에 손을 들었다.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뛰어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투기 붐이 일던 시절의 행태와 비슷하다.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 닮았다.

일반인의 촉이 맞을 수도 있다. 서울 강남 일대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 사업이 어디 한둘인가. 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리게 되면 기존 아파트값은 덩달아 뛰게 된다. 지금껏 그래 왔다.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둔 S재건축 단지는 3.3㎡당 분양가를 5000만 원대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주요 지역 집값은 또 한 차례 급등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년부터 근래 몇 년간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온 아파트가 완성된다. 내년과 내후년에 전국에 연간 40만~50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출하된다.

한꺼번에 엄청난 완성품이 시장에 흘러들면 집값은 조정을 받게 돼 있다. 새 집으로 이주하기 위해 살던 주택을 팔아야 하는데 그게 제때 안 팔리면 어떻게 될까. 값을 내려서라도 빨리 처분해야 손실이 줄어든다. 이런 주택이 많아지면 시장은 금방 냉각된다. 냉기류는 전국으로 번져나갈 수 있다.

공급과잉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뜻이다.

공급 물량이 적은 곳이나 개발 이슈가 있는 곳은 별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지역은 굉장히 어려워질지 모른다. 이성적으로 시장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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