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칼소닉칸세이 매각에 국내 업체들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및 사모펀드(PEF)는 최근 실시된 칼소닉칸세이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국내에서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강화하는 대기업을 비롯해 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칼소닉칸세이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칼소닉칸세이 인수를 검토했던 이들은 인수를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최종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대어인 칼소닉칸세이 인수에 국내 업체들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은 이 회사의 납품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조장치, 배기장치, 운전석모듈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제품의 80%를 르노닛산에 공급하고 있다. 공급구조가 단순화돼 있는 만큼 인수 이후에 납품 구조가 바뀔 위험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닛산의 칼소닉칸세이 매각은 현대차가 현대모비스나 현대위아를 매각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미 공급선이 단일화된 업체여서 다른 기업과의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일본 특유의 정서도 고려됐다. 일본은 기업 매각을 길게는 3년이 넘을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한다. 이 때문에 인수 희망자 측에서는 일본의 기업 매각 의사가 진짜인지 의구심을 품는 경우도 많다. 또 일본이 경쟁사인 한국이나 중국업체에 기업을 매각할 것인지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칼소닉칸세이 본입찰에 결국 한국업체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칼소닉칸세이는 자동차 산업이 성장 중인 중국 기업에게는 인기 있는 매물일 것”이라며 “바이아웃(buy-out, 지분 인수) 이후 중국 쪽에 엑시트(exit, 지분 매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부 PEF와 연기금이 참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들은 칼소닉칸세이의 유력 인수 후보로 글로벌 PEF인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을 꼽고 있다.
칼소닉칸세이의 지난해(2015년4월~2016년3월) 연결 매출액은 1조533억엔(11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엔(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각 대상인 이 회사의 지분 41%의 가치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