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됐다. 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논의되던 지난해 단일 주주로는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위치에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폐지수집노인복지시민연대 등 4개 시민단체 회원 이모 씨 등 26명은 14일 오전 700억원대 배임 혐의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 씨 등은 "내가 낸 소중한 국민연금기금이 손실을 무릅쓰면서 삼성 일가의 이익을 위해 동원된 사실에 분노하며 검찰에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원리와 원칙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게 고발인들의 입장이다.
이 씨 등의 고발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민사35부(재판장 윤종구 부장판사)가 일성신약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식매수가격 결정 신청사건에서 인용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합병 결의 당시 삼성물산의 시장 주가가 회사의 객관적인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고, 삼성물산이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적 부진을 유발했다는 의혹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는 이 결정을 토대로 합병비율을 기존의 1:0.35가 아닌 1:0414로 보고, 국민연금기금 손실액이 7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