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롯데그룹에 사정당국의 칼날이 휘몰아친 가운데, 이른바 ‘신동빈의 남자들’, ‘오너 가신 그룹’이라 불리는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등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이 정책본부장과 황 운영실장, 소 대외협력단장 등 롯데그룹의 ‘심장부’ 격인 정책본부의 핵심 관계자를 이번 주 내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검찰이 롯데그룹 정책본부 및 17곳을 전면 압수수색한 10일에도 그룹 내부 사정의 핵심을 쥐고 있는 이들 ‘키맨’의 자택과 집무실 역시 수색했다.
이번 대대적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 오너가의 비리를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인 검찰은 정책본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2004년 신동빈 회장이 만든 정책본부는 7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 감독하는 곳으로 각 계열사의 재무, 투자 등 핵심 경영 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한다.
주력사와 비상장 계열사 간 허위거래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 일감 몰아주기 등에 이번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정책본부, 특히 경영권 분쟁 이후 신동빈 ‘원톱체제’에 힘을 실은 ‘킹메이커 3인’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2인자로 과거 신격호 총괄회장의 심복이었으나 신 회장 편으로 돌아선 이인원 부회장, 각종 인수·합병(M&A)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진두지휘한 황각규 사장, 롯데그룹의 ‘입’ 역할을 한 소진세 사장 등이다. 검찰은 이들 3인방의 수사상 입지를 고려한다는 전망이다.
이외에도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역시 롯데마트 전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가습기 살균제 집단사망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최근 검찰 출두, 구속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처럼 롯데 오너 일가를 정조준한 검찰 수사를 비롯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롯데그룹을 둘러싼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신동빈의 남자들’의 수난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