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돕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죠. 이를 위해서 반드시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되고, 따라서 상금이 따라 올 테니까요.”
정말 야무진 꿈을 가진 선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0개 대회 만에 첫 우승컵을 안은 박지영(20·CJ오쇼핑)은 지난해 신인왕을 손에 쥔 ‘준비된 선수’였다.
박지영은 12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6478야드)에서 열린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원) 최종일 경기에서 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10타를 쳐 장수연(22·롯데)을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박지영은 우승상금 1억4000만원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클럽을 잡았고, 국가 상비군을 거쳐 KLPGA 2부 드림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상금랭킹 3위에 올라 시드전을 거치지 않고 정규투어로 직행했다.
지난해 개막전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컷오프 된 뒤 다음 대회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루키’ 시즌을 기분 좋게 열었다. 그러나 28개 대회에서 컷오프 4회, 24개 본선진출을 했으나 우승이 없었다. 그런데도 국가대표출신의 라이벌 박결(20·)과 지한솔(20·호반건설)을 제치고 신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너무 속상했다고 했다. 그렇게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오명’을 벗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미국에서 전진훈련을 했다. 체력보강과 함께 오후에는 무조건 약점인 쇼트게임과 퍼팅에만 주력했다.
특히 166cm의 키에 비해 장타력을 구사하는 그는 더 거리를 내려고 볼이 왼쪽으로 약간 휘는 드로 구질을 완성했다. 그만큼 코스공략이 쉬워졌다. 여기에 파워도 생겨 아이언 샷의 거리도 늘었다. 9번 아이언으로 140야드는 쉽게 날렸다.
그는 팔다리가 긴 편이 아니다. 신체적으로 불리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이는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고관절 운동을 했다. 약 3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3~4개월 만에 무려 30야드 이상 비거리가 늘었다.
지난해 드라이버 비거리 3위(248.83야드)였던 그는 올 시즌 253.44야드(8위)를 날리고 있다.
이왕 하는 김에 그는 안경을 벗으려고 라섹 수술까지 했다. 안경은 악천후와 그린을 읽는데 불편했기 때문이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롤 모델이라는 그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좋아한다.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에 오른 뒤 은퇴하겠다는 박지영이 언제쯤 그의 꿈을 이룰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