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 '렛츠! 당사자연구' 한국어판 출간

입력 2016-05-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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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 당사자연구' 한국어판 표지 모습. (출처=사회복지법인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
▲'렛츠! 당사자연구' 한국어판 표지 모습. (출처=사회복지법인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

일본 홋카이도 우라카와에 있는 정신장애인들의 공동체 베델의 집에서 펴낸 ‘렛츠! 당사자 연구’ 한국어판이 사회복지법인 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에서 출판됐다.

이 책은 1984년 베델의 집을 설립,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지역 만들기에 힘쓰며 ‘당사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된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홋카이도 의료대학 교수에 의해 소개됐다.

‘렛츠! 당사자 연구’는 정신장애에 관한 사회적 실천의 역사와 당사자 운동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스스로 자신의 문제나 고통을 동료에게 드러내고 그 패턴과 구조를 분석해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당사자연구는 인간의 삶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는 베델의 독특한 철학을 토대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정신장애에 대한 정신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한 새로운 시도다. 당사자는 이를 통해 정신장애문제에 관한 주체가 된다.

이는 인지행동이론에 기반을 두면서도 인지행동치료와 다르고, 장애동료들이 문제에 공감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동료지지와도 다르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 자신의 증상에 관해 말하는 것조차 터부시됐던 정신의학적 전통에서 당사자 연구는 지극히 반(反) 정신의학적 활동이지만, 정신의학을 온전히 거부하지도 않는다.

좀 더 심층적으로 이 책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놀라운 언어의 위력과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정신장애를 '질병(증상)과 치료'라는 언어로 소통하던 사람들이 '고통(고생)과 연구'라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누구나 고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고생은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기 시작한다.

특히 당사자들이 스스로 붙인 자기병명은 새로운 소통의 도구가 되고 자기의 고통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직면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서 고통과 그로부터의 해방에 관한 보편성의 자각은 모든 독자에게 희망을 부여한다.

사회복지법인 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 이사장 이용표 교수는 “정신보건 영역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의 전문가들은 그들이 증상이라고 개념화해왔던 것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형되어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수 있고, 그 문제를 당사자들끼리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장애인권운동가들이라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영역에서 발휘되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힘에 경의를 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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