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지난 20년간 국민의 여망 속에서 국가 녹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정치 모습을 보고 그냥 떠난다는 게 국민들에게 죄짓는 죄책감이 생겨서 당분간 정치는 어떤 방법이든 계속 할 것”이라며 향후 행보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회를 떠나지만 정치는 떠나지 않는다”면서 “싱크탱크 ‘새한국의비전’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따뜻한 보수를 못하는 정당으로 제가 인식하게 된다면 자동입당이 된다고 해도 탈당할 수 있다”면서 “미래지향적인 그런 중도세력을 규합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과 함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단언하지는 않았다”면서 “손학규 선배가 우리당에 있을 때 제가 초선이었고 굉장히 가까웠다. 인간적으로도 가깝고 제가 존경하는 분”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회법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국회 운영에 관련된 일은 국회에 남겨두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가능한 한 거부권 행사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게(상시청문회법) 시행되면 20대 국회에서 바로 국정감사를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해 그걸 통과시켜서 올해부터 국감을 하지 않아도 되게끔 하면 현재까지의 국감의 폐해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임위에서 재탕 삼탕 하는 경우 1년 내내 있었던 것을 묶어서 하니 시의성도 떨어졌었다”면서 “어떤 때는 정치인들이 제스처를 노출하는 장으로 쓰기도 하고 잘못이 많았기 때문에 국감을 없애고 청문회를 활성화하는 게 국익에 도움될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인사는, 물론 고유권한이지만 좀 더 탕평인사가 됐어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있고, 소통에 있어서 좀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그 외에는 대통령으로서 정말 우리 조국 국민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장으로 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남북 국회회담’ 무산을 꼽았다. 자신의 평가에 대해서는 “(마지막 본회의에서) 모든 의원들 박수치는 걸 보고 마음이 흐믓했다. 박수 받고 떠난다는 게 참 힘든 일인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