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부터 우리 증시의 매매거래 시간이 30분 연장된다.
한국거래소는 증권·파생상품 정규시장의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늘리기로 결정하고,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 정규시장 매매거래 마감 시간은 기존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파생상품시장은 3시15분에서 3시45분으로 각각 연장된다. KRX금시장 역시 오후 3시 30분에 마감한다.
다만 증권시장 시간외 시장은 30분 단축해 전체 마감시간은 기존과 동일한 오후 6시로 유지한다.
우리 증시는 2000년 점심시간 휴장을 폐지한 이래 16년 동안 하루 6시간의 매매거래 시간을 유지해 왔다. 미국(6시간30분), 싱가포르(8시간), 독일(8시간30분) 등 해외 주요 거래소에 비해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 30분 짧은 운영시간이다.
거래소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매매거래 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금융투자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우리 증시는 아시아 주요 시장보다 1~3시간 조기 마감해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화권시장의 원활한 정보반영 및 글로벌 투자자의 연계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거래소는 역내 시장과 중첩 강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이미 매매거래 시간을 연장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매매거래 시간 연장을 통해 오랜 박스권 국면으로 침체된 우리 증시의 유동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동성이 집중되는 장 종료시간대를 연장함으로써 유동성이 3~8% 수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평균거래대금으로 환산할 경우 약 2600억~6800억원 증가하는 셈이다.
거래소는 오는 6월 중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7월까지 시스템 개발 및 준비기간을 거쳐 8월 1일부터 매매거래 시간 연장을 본격 시행한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이 거래소의 이번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거래소노조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함께 거래소 서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선진증시 타이틀 획득이란 성과에 집착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휘둘리고 있다”며 “매매거래 시간 연장은 시장의 혼선과 증권노동자의 근로여건 악화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