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했다.
기업은행은 23일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골자로 한 취업규칙 변경을 결의했다.
기업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DB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를 포함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공기관은 총 6개로 늘었다. 아직 도입하지 않은 곳은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 3곳이다. 신보는 이날 오전 정기이사회를 열었으나, 성과연봉제 도입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이날 오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받았다. 기업은행 노조가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대상 직원 대부분이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지난 13일 사내 인트라넷에 외부 컨설팅을 거쳐 작성한 성과주의 세부 설계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과장·차장급 비간부직에도 개인평가를 시행하고, 이를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연봉에 연동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기업은행은 평가에 따른 성과연봉의 차등 폭을 본사 부장과 지점장, 팀장 등은 3% 포인트로 설정했고, 비간부직 과·차장은 1% 포인트로 제시했다.
금융공공기관들이 성과연봉제를 잇따라 도입했지만, 법적 분쟁 등 노조와의 풀어야 할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쟁점은 근로기준법상 이사회 의결의 정당성 여부다.
금융공공기관 노사는 근로기준법을 각각 달리 해석하며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니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사측은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 아닌 만큼 의견만 들으면 된다고 맞서고 있다.
캠코 노조는 홍영만 사장을 부산지방노동청에 고발했고, 산업은행 노조도 이동걸 회장을 비롯한 점포장급 이상 간부 180명 전원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다른 금융공공기관 노조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기업은행 노조 역시 개별 동의서 징구한 것은 법적 효력이 없으며,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은 불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