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14년 만에 영업 지점 폐쇄를 결정했다.
이번에 폐쇄하는 점포는 과거 강만수 전 회장 시절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신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점이다. 산은은 이번 지점 폐쇄를 시작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영업 지점을 축소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서울 개포지점이 오는 27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쇄된다. 영업점 폐쇄는 지난 2002년 강원 원주지점 폐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산은의 영업지점 폐쇄 결정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은행ㆍ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역할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해당 발표의 핵심은 민영화 과정에서 강화된 산은의 소매 금융 기능 축소다. 정부는 산은이 국책은행이자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민간과 겹치는 영역은 역할을 축소하고, 민간이 채우지 못하는 역할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은은 이명박 정부 시절, 민영화 정책에 따라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됐다. 이에 따라 개인 소매 금융 역할이 강화돼 수신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지점이 우후죽순 생겼으며, 이 과정에서 2011년 60개에 불과했던 국내 점포 수가 지난해 말 82곳까지 늘어났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에 폐쇄하는 점포는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수신 지점으로 설립한 것”이라면서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던 인력 6명은 이날 영업이 종료되면 본사로 이동해 근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는 산은의 개인 소매 금융 업무 영역을 축소하고,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산은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관련 업무를 일원화하고 고도의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운사지원단을 꾸렸다. 최근 본사 직원 중 5명은 해운사지원단 팀원으로 발령을 받았으며, 이번에 개포지점에서 본사로 발령나게 될 직원들은 해운사지원단으로 이동하는 인력의 빈자리를 메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점이 추가로 폐쇄되는 등 단계적으로 지점 축소할 것”이라면서 “산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소매 금융 지점은 줄이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