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가려움증, 참지 말고 원인부터 찾아야 치료 가능

입력 2016-05-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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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성 외음부 가려움증 환자가 늘고 있다. 주부 B씨는 가려움을 참을 수 없어 병원을 방문한 환자다. B씨는 그냥 참거나 연고를 바르면서 참아보려 했지만 <외음부 가려움증>으로 검색했더니 검색 결과가 무시무시해서 결국 병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나로서는 왜 이렇게 병원 오시기를 무서워들 하실까 안타깝다. 그래도 B씨는 병원에 찾았으니 현명하고 용감하기까지 한 여성이 아닐 수 없다.

가려움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크게는 습진성 피부질환이거나 질염에 의해 이차적으로 생긴 피부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음부는 분비물이 자주 닿고, 땀샘과 피지선이 발달되어 원래 피부질환이 잘 생기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습진, 건선 같은 피부질환은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습관적으로 긁으면서 생긴 상처에 2차 감염이 생기기도 하고, 가렵던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색소 침착도 될 수 있어 피부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면 소재와 같은 천연섬유 속옷과 생리대를 사용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끼이지 않는 하의를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자주 재발하는 질염증상은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감염성 질환으로는 칸디다 질염이나 세균성(가드네렐라) 질염처럼 일반 균에 의한 염증이 있고, 클라미디아, 트리코모나스 질염처럼 성감염균에 의한 염증이나, 사면발이나 옴 같은 기생충이 원인일 수도 있다. 성감염에 의한 가려움증은 환자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와의 성관계에 따라 지속적인 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 원인균을 발본색원하는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질염은 대부분 원인균을 파악해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가 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이 잦은 난치성 질염이 될 수도 있고, 방치하면 만성 골반염으로 악화되어 심하면 불임에 이르기도 한다.

질염의 경우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해서 항생제 복용을 중도에 그만두면, 항생제에 내성을 유발하고 난치성 질염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사항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염증으로 인한 악취를 없애기 위해 원인균에 대한 치료 없이 여성 청결제만 과다 사용하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외음부 가려움증의 원인이 성감염성 질환이라면 냉 검사와 균 검사를 병행해 검사결과 양성이 나온 세균은 동시에 같이 치료해야 한다.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 성감염 질환은 평범한 질염처럼 보이는 무증상 환자가 30~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성감염병 종합검사는 유전자 증폭(PCR)을 통해 한 번에 여러 개의 병원체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간단한 분비물 채취만으로도 동시에 여러 가지 검사가 가능하다.

글. 조병구 노원 에비뉴여성의원 대표원장.

(현)질병관리본부 성병진료지침 감수위원

(전)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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