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유럽계 투자펀드 JAB홀딩이 미국 크리스피크림도넛을 13억5000만 달러(약 1조5800억원)에 인수한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JAB홀딩은 최근 수년간 카리부커피와 명품 구두로 유명한 지미추, 듀렉스 콘돔 등 유명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소비재산업의 큰손으로 떠오른 펀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JAB는 크리스피크림을 비상장화할 계획이다. 독일 부자 가문인 ‘라이만 패밀리’의 머니 매니저 역할을 하는 JAB홀딩은 특히 최근 메이저 커피 브랜드를 사들이며 네슬레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올해 초 JAB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이 큐릭그린마운틴을 약 140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여름 JAB는 50억 달러를 들여 몬델레즈의 커피 사업부 지배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JAB는 미국 커피 체인 피츠커피앤드티와 덴마크 커피전문점 바레소커피도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피크림은 1930년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도넛을 팔면서 회사의 역사가 시작됐다. 회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부침을 겪어왔다. 특히 2000년대 중반 고속성장 후유증으로 회사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저탄수화물 식사가 유행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조사를 하면서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크리스피크림은 커피도 팔고 있어 스타벅스, 던킨브랜즈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