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완성차 제조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자율주행자 기술협력에 나선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알파벳은 구글 산하 자율주행차 개발팀과 FCA가 FCA의 하이브리드 미니밴 2017년형 ‘퍼시피카(Pacific)’ 100대에 구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시킨 프로토타입을 개발, 시험 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퍼시피카 자체에 이미 컴퓨터와 센서 등이 탑재돼 있어 알파벳 기술 채택이 용이할 것이란 판단에 미니밴 모델인 퍼시피카가 기술협력 대상이 됐다는 것이 FCA 측의 설명이다. 양사는 내년 북미모토쇼에 해당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구글이 완성차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에 ‘윈윈전략’이라는 평가다. 2009년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구글로서는 완성차 제조기술을 가진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사업화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된다. 그간 알파벳은 자체 완성차 생산 계획은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팀은 2012년 시험운행을 개시했으며, 지금까지 이에 사용된 차종은 도요타 프리우스, 아우디 TT, 렉서스 RX450h와 구글 자체 개발 미니카 등 4종으로 총 70대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워싱턴, 애리조나 등 총 4개 주에서 150만 마일(약 241만km)을 시험 운행했다. FCA의 퍼시피카 100대가 추가로 투입되면 구글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차량 수는 대폭 늘어나게 된다.
FCA 측도 자율주행차 부분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간 FCA는 경쟁업체인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와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차 개발 부분에서 이렇다 할 투자나 성과가 없었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숱하게 받아왔다. 그러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기술협력이나 필요한 기술을 사들이는 쪽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에 FCA가 이번 제휴에 거는 기대는 크다. 마르치오네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양사가 가진 경험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토대가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양사 협력에는 판매 계획은 없으며 테스트 차량 개발에 한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