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만 해도 온라인 게임업계는 엄청난 수익을 내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30~40%를 기록하는 등 게임 하나가 회사 전체를 먹여 살릴 정도였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게임업계에는 ‘온라인게임=성공’이라는 공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온라인 게임시장은 안정된 인프라를 토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내수시장 규모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신작 부재 등으로 이용자들의 상당수가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침체가 이용자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곧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외산 게임들이 무섭게 국내 시장을 파고들며 좀처럼 돌파구가 없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침체 원인으로 모바일게임 확대와 외산게임 침투를 꼽았다.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 시장을 누르게 된 계기는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 웹젠의 ‘뮤오리진', 넥슨 '히트' 등이 대거 나오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게임업계는 기존의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 기술력 등을 실탄으로 삼고 ‘모바일+글로벌’이라는 대세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무섭게 게임 시장을 파고들면서 ‘모바일게임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시장 장악’이 곧 살아남는 길이라는 또 다른 공식이 생긴 셈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의 정보통신기술력(ICT)을 가미한 또 다른 즐거움과 먹거리도 모색 중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 빅3 역시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 향후 목표다. 사업 초창기부터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의 진출을 모색해 온 넥슨은 올해도 역시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도 중국과 북미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며 글로벌 공략을 강화할 전략을 세웠다. 넷마블도 올해를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기존작과 개발 중인 신작까지 포함해 약 30종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여전히 온라인게임을 포기하지 못한 게임업체들 역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착수한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에 나온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라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