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 의존 ‘게으른 장 증후군’ 부른다

입력 2016-04-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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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간 배변 습관 기르고, 시간 3분 넘기지 말아야

(메디힐병원)
(메디힐병원)

흔히 변비는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고통을 연상하기 쉽지만, 의외로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정기적으로 배변을 하는데도 변비로 판정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

실제로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 운동학회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변비환자의 10명 중 4명은 변비 증상을 겪어도 이를 변비로 자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사에 참여한 환자 625명 가운데 62.3%가 6개월 이상 변비 증상을 겪었지만,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이 32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또 조사대상 중 33.1%는 민간요법이나 변비약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임의로 약을 복용하면 대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져 오히려 만성변비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현장의 의료진은 경고한다. 그렇다면 만성변비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을 오래 못보는 것만 변비가 아니다. 배변량이 많더라도 배변횟수가 주 3회 이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대장의 운동력이 약해져 생기는 '이완성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이완성 변비는 변이 장 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부피가 작고 단단한 변이 만들어지지만 흔히 생각하는 변비와 달리 변을 보지 않아도 고통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팽팽해지고 속이 더부룩하며, 아랫배 쪽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증상이 소화불량과 비슷해 변비로 의심하지 않고 넘어가기 쉽다.

특히 대장이 노화되어 힘이 없는 노인들은 주의해야 하고, 다이어트, 스트레스로 인한 배변장애를 겪는 젊은 층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변비증상이 있어 장 운동을 촉진하는 변비약을 오래 복용한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

변비약은 변의 형상을 부드럽게 하거나 부피를 부풀려 배변을 쉽게 해주므로 항문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배변 중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습관적이고 과도한 변비약 복용은 몸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변비약은 오래 복용한다고 해서 모두가 내성이 생기지는 않지만 만성화되면 변비약을 끊었을 때 변비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현상을 ‘게으른 장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올바른 배변습관도 중요하다. 배변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장 운동이 증가하는 아침잠에서 깬 후와 아침식사 후이므로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든다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고 배변시간은 3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디힐병원 민상진 원장은 “만성변비로 대장 내 숙변이 쌓이면 혈압이 올라가고 뇌출혈이 올 수 있으며 치질, 직장암, 대장암 등 심각한 대장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신의 변비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만성변비의 경우 장 내용물과 장내 세균이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랫배가 늘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고 심할 경우 복통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수면장애와 같은 2차적인 문제를 동반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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