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지역구 25석을 거머쥐면서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확보했다. 앞으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회는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이 충청권을 석권했던 15대 국회 이후 20년 만에 ‘3당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3당 체제에서는 국민의당의 ‘스윙보트(swing vote)’에 따라 여당과 야당 중 한 쪽에 힘이 실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은 양당체제에서는 불가능했던 완충역할을 하면서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3당 체제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사안별로 당론을 정하겠다”며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당과도 협력할 수 있지만, 박근혜정부가 오만과 독선으로 했던 일에 대해서는 아마 더민주와 협력할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수도권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든든한 ‘집토끼’를 사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는 상태다. 제2야당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도 ‘호남 자민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냥 안심할 수 없다.
머지않아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던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