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경제현장을 가다] “LCD단지 낙수효과 기대이하”… ‘개발’ 목마른 파주 주민

입력 2016-04-06 09:58 수정 2016-04-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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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파주LCD산업단지 / 인적 드물고 곳곳에 ‘임대’ 현수막 반토막 난 땅값 경매물건 수두룩

▲4·13총선을 일주일 앞둔 5일 경기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인근에서 시민들이 지역구 후보자들의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4·13총선을 일주일 앞둔 5일 경기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인근에서 시민들이 지역구 후보자들의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7시께 파주 월롱역. 사람들이 물밀 듯이 지하철 밖으로 쏟아져 나와 약속이라도 한 듯 한 곳으로 향한다. 그곳은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내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통근 차량 버스 정류소. 순식간에 줄을 서는 사람이 수십 명은 돼 보인다. 치열한 출근길이다. 30대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에 대해 아시나요?” 돌아온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였다. 또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같은 질문을 하니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요”라고 말했다.

4·13총선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지역 사람들의 관심은 매우 낮았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유세 차량과 현수막, 공약피켓은 온데간데없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선거 송도 들을 수 없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며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는 지지자들 모습도 이곳에선 찾기 어려웠다. 이런 모습들이 어쩌면 이 지역의 총선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유를 알고자 월롱면장을 만났다. 황인섭 면장은 “유권자가 몇 명 안 된다. 7000명 정도다. 거기다 주소가 다른 곳인 사람이 많다”며 “공업 지역이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지역 여론이라 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외지인이 많고 유권자가 적은 탓에 정치인도, 그리고 지역민도 선거에 관한 관심이 적을뿐더러 여론이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파주 LCD일반산업단지는 승승장구, 주변 상권 무너진 지 오래= 약 5년간(2003년 7월~2008년 4월)에 걸쳐 조성된 파주 LCD일반산업단지는 50만 평 규모에 총 514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경기 북부접경지역 개발 추진 의지를 담은 상징적인 곳으로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희성전자, 대성산업가스, 스미세이케미칼(주), 한국SMT(주) 등 LCD 산업과 관련된 기업이 입주해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규모가 산업단지 전체의 약 85%를 차지하는데, 연간 매출액은 28조5000억원(2015년 기준)에 이르고, 약 1만8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LG디스플레이 OLED 라인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데, 산업단지 계획 인허가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주고 전기공급시설을 신규 설치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파주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이 추진 중이라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그러나 산업단지의 낙수효과는 미미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의 이주와 협력업체공장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끌어낼 파주경제의 핵심지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 예상했지만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산업단지 주변에 조성된 상권은 빈 점포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 실제 산업단지 주변은 조용했다. 식당, 카페, 편의점, 미용실, 술집, 노래방 등 100여 개의 가게가 있으나 인적이 드물었다. 군데군데 문을 닫은 가게가 있는가 하면 상가가 통째로 비어 있기도 했다. ‘상가임대’ 현수막은 흔히 볼 수 있었고 은행엔 점포통합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절삭공구 업체를 운영 중인 김 모(55)씨는 “상업지구로 지정돼야 외지 사람들이 투자해 발전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바라보는 상권이 절대 아니다. 유령도시 수준”이라며 “LG 계열사인 아워홈을 통하지 않으면 식자재를 납품할 수 없는 구조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애초 평당 500만원이던 땅이 지금 200만원도 안 된다. 경매 나온 거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파주시민들이 창업하려고 많이 들어갔는데, 손해 보고 나온 이들이 다수다. 지역의 현안이다. 국회의원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 모(58)씨는 “5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됐는데, 2~3년 전부터 상권이 많이 죽었다. 기숙사가 지어지면서 그 안에서 의식주 해결이 가능해졌다.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새로 당선되는 의원이 신경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4·13총선을 일주일 앞둔 5일 경기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인근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4·13총선을 일주일 앞둔 5일 경기 파주 LCD일반산업단지 인근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안보관광 1번지’ 임진각…개성공단 폐쇄 간접 영향으로 상인들 울상=국내 유일무이한 안보관광의 메카인 임진각 관광지 일대는 지금 개성공단 폐쇄 간접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진각 주변으로 작은 상권이 형성돼 있으나 관광지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개성공단 폐쇄와 북한 핵실험 등으로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관광객이 줄자 음식점 7곳 중 3곳은 폐점했다. 권순한 임진각상인회장은 “개성공단 폐쇄도 폐쇄지만 대북전단을 날리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언론에서 불안감을 조성하니 두려운 마음에 관광취소 건수가 늘어난다”며 “안보 관광지를 살리기 위해 개발을 해야 하나 경기도에도, 파주시에도 예산은 없다. 개인 투자는 더 어렵다고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기반시설이 너무 부족하고, 볼거리가 없다. 외국인 관광객이 와도 이곳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30여 분”이라며 “중국인의 인기 1순위 관광지가 임진각이면 뭘 하느냐. 관광객이 최소 하루는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다양한 관광콘텐츠는 교육·체험 기능, 상권 형성, 고용창출 등 다양한 파생 효과를 낳아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므로 이 같은 장치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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