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SK네트웍스 글로벌경영을 꿈꾼다
그동안 한국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해 온 국내 종합상사들은 90년대 이후 개별기업 중심의 글로벌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입지와 역할이 작아지고 있다. 이에 SK네트웍스의 글로벌경영을 통해 생존방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는 종합상사의 나아갈 길을 2회에 걸쳐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상)무역에서 현지경영으로
(하)고유가시대 위기를 기회로
지난 90년대 이후 입지가 좁아진 국내 종합상사들 생존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SK네트웍스의 글로벌경영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종합상사의 한 축으로서 무역 증대에 주력해 왔던 SK네트웍스는 이제는 더 이상 종합상사를 고집하지 않는다. 기존의 무역 중심에서 한발 나아가 현지에 가공공장을 설립하고 유통 및 A/S까지 책임지는 현지경영을 통한 글로기업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지난 4월 워크아웃 졸업 기념 자축행사에서 “워크아웃 졸업 이후 SK네트웍스 사업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도모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내사업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가치를 확인하는 시험대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그는 “단순히 원자재나 제품을 수출입하는 단순한 무역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며 더 이상 종합상사에 안주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중국 철강 내수시장 본격 공략
SK네트웍스는 이를 위해 해외현지에 가공공장을 세워 가공 후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밸류체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현지에 코일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며 코일센터와 같은 밸류체인을 철강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화학 등 다른 분야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는 이같은 ‘무역 혁신전략’ 하에 중국 광둥성 동관시에 건평 2,800평 규모의 철강 가공센터인 ‘동관세고강철유한공사’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단지 원자재 형태의 상품을 해외 현지 바이어에 수출하던 전통적인 무역방식에서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형태로 가공해 내수시장에 직접 판매함으로써 철강 무역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동관시 철강센터를 거점으로 LCD, DVD, PC등에 사용되는 연간 10만톤 규모의 철강 제품을 가공, 생산해 중국 광동성 지역의 IT 및 가전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무역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높은 수익성 실현과 함께 중국 현지 내수 및 유통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데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개발 정책의 추진과 2008년으로 예정된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내 철강 및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SK네트웍스의 현지경영은 그 결과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대해 정만원 사장은 “중국 철강 내수사업 진출은 SK네트웍스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존의 무역사업의 역량을 기반으로 세계 각지의 내수 및 유통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SK의 고객지향 정신을 바탕으로 사업모델을 혁신해나가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분야 최초 해외진출
SK네트웍스는 또한 중국의 화학 제조업 분야 진출에도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광둥성 샨토우시 위치한 PS 제조공장 ‘SK취분수지유한공사’를 인수하고 중국의 화학 내수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무역 비즈모델의 밸류체인을 내수시장으로까지 확장함으로써 기존 무역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시장 확보를 통해 지속 성장과 글로벌 마케팅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만원 사장도 “SK취분수지유한공사의 출범은 SK네트웍스의 중국 화학 제조업 진출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지역사회와 구성원, 고객만족을 통해 샨토우시와 SK가 상생의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SK네트웍스는 복합주유소, 스피드메이트, 패션사업 등 B2C사업을 잇따라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면서 무역에서 현지경영으로의 전환을 통해 국내 종합상사의 해외경영을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