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에 인수하면서 삼수만에 증권사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를 비롯해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 등이 참여했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손에 넣으면서 그동안 번번이 좌절됐던 M&A 실패 트라우마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KB금융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에 나섰다가 NH농협금융에 쓴맛을 봐야 했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고서도 우리아비바생명 가격을 마이너스로 적어 NH농협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내줬다.
지난해 말에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KB금융보다 약 3000억원을 더 써낸 미래에셋증권에 또다시 기회를 내줘야 했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2006년 외환은행 인수에 뛰어들어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론스타 머튀 논란과 검찰 수사 등으로 인수를 접었다. 2011년에는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도전했지만, 메가뱅크 논란이 불거지며 물러났다. 2012년에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으나 당시 어윤대 회장과 사외이사진의 이견이 확산되며 무산됐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회장의 뚝심이 이번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증권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끌어내면서 윤 회장의 입지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