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잇달아 지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초 지난 29일 발표가 예정됐던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또다시 연기됐다. 이 날 오전 중 발표될 줄 알았던 우협 선정은 내달 1일에서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발표 연기 배경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재 표준적인 주식매매계약서(SPA)검토 작업등이 지연되면서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측에서는 가격적 요소는 물론 비가격적인 요소 등도 꼼꼼히 파악해 혹시라도 불거질 수 있는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유동성 확보 등 원만한 자구안을 위해 내달 8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와 SPA 체결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촉박한 일정을 앞두고 우협 지연 배경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인수에 사활을 건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는 모두 1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권 기준 하한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선 두 후보간 사활을 건 만큼 박빙의 승부를 보인다는 중론이 나온다.
막판 다크호스로 떠오른 액티스도 NH투자증권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인수 금융을 주선 받았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액티스를 앞세원 향후 경영권, 지분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측은 “이번 인수금융은 어디까지나 대출 차원”이라며 “현대증권의 지분 인수나 경영권과는 무관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우협 선정이 잇달아 지연되면서 인수에 참여한 후보자들이나 현대증권 임직원들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증권업계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현대증권이 과연 어떤 새 주인을 맞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이미 오릭스로부터 한 차례 딜이 깨진 전력이 있는 만큼, 자꾸 일정이 연기되면서 딜이 순항할지도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