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간편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일반 건강보험 상품보다 위험률이 커 상대적으로 보험료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데다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다음달에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간편심사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상품 출시일과 가입조건, 보장범위 등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KDB생명은 이달 초 업계 최초로 출시한 온라인·모바일 간편심사건강보험의 판매채널을 바꿔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사들의 유병자 간편보험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흥국화재, KB손해보험, 동양생명 등도 최근 1년 사이에 유병자 간편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1월에 상품을 출시해 지난달까지 4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뒀다.
보험사가 유병자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위험률을 반영한 높은 보험료와 만성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간편보험은 ‘간편심사’와 ‘간편고지’로 분류된다. 간편심사는 보험사가 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의 가입 여부를 심사할 때 그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간편고지는 그 반대로 소비자가 보험사에 질환과 관련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조건을 축소한 것을 일컫는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일반보험상품과 비교했을 때 간편심사상품의 보험료 할증률은 7~8%, 간편고지상품의 할증률은 두 배 가까이 높게 책정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연령자들에 대한 평균 의학적 위험도를 평가해 일반인에 비해 일정부분 보험료를 추가 할증해 요율을 산출하고 있다”며 “상품판매 이후 주기적으로 사고유형 분석, 보험금 지급규모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 숫자도 늘어나 신규 고객을 모집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연령별 주요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심장질환, 대뇌혈관, 만성신부전증) 환자수를 집계한 결과 1183만명(2014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약 5133만명 가운데 약 23%를 차지한 수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건강한 국민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건강보험 시장은 거의 포화 상태”라며 “반면 고령화 진전 등으로 주요 만성질환을 보유한 국민들이 크게 늘고 있어 이들이 의료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