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추진 에루페, 한국신기록 경신… 약물 논란 잠재우나

입력 2016-03-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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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귀화를 원하는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청양군청)가 한국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최고 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에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루페는 이날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을 출발해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으로 들어오는 42.195㎞ 풀 코스를 2시간5분13초에 완주하고 정상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2012년 이 대회에서 세운 종전 한국 개최 경기 최고 기록(2시간5분37초)을 24초 앞당겼다.

서울국제마라톤 우승은 3번째다. 에루페는 2012년 2시간5분37초로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최고 기록을 세우며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에루페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6번 참가해 모두 우승하는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2011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3초로 우승 행진을 시작한 그는 2012년 10월과 2015년 10월 경주마라톤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루페는 6번째 한국대회 우승, 3번째 서울국제마라톤 우승으로 다시 한 번 한국 마라톤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에루페는 한국 귀화를 추진 중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복수 국적 취득을 위한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에루페의 금지약물 복용 이력이 문제가 됐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도핑 테스트에 걸려 2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2014년부터 다시 경기에 나섰다.

그는 "당시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케냐육상연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년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지만, 대한체육회는 "주장을 증명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에서 특별 귀화를 신청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에서 특별 귀화를 신청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에루페는 추가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 2시간5분13초라는 경쟁력 있는 기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앞서 오창석(53) 백석대 교수는 지난 2012년 에루페가 서울에서 열린 동아마라톤에서 1위에 오른 뒤 귀화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징계가 끝난 후 에루페는 지난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6분11초의 기록을 세웠다.

당시 오 교수는 "에루페의 도핑 문제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말 약물을 사용했다면 2년 만에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없다. 에루페는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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