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화두가 ‘중국’에서 ‘엔터’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엔터, 게임 등 신한류 바람이 불면서 엔터 산업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업체인 영백씨엠이 최근 더블유투자금융에 인수되면서 주가가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영백씨엠을 인수한 더블유투자금융은 운송 서비스 업체 SH홀딩스와 고현정씨가 소속돼 있는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가 각각 120억원과 80억원을 출자한 투자목적회사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와 민용재 YJM엔터 대표, YJM엔터, SH엔터테인먼트그룹, 초록뱀미디어 등이 29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영백씨엠은 1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4만원대로 올라섰다. 무려 5거래일만에 4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영백씨엠 관계자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대거 유증에 참여하면서 기업 정체성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자원개발업체인 동원 역시 더블유투자금융에 피인수되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동원은 지난 14일 최대주주 이혁배 회장이 지분 83만여주를 더블유투자금융주식형조합 제3호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동원은 16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사모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엔터 등 신규 사업 진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가도 이에 화답했다. 동원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가 약 80% 상승률을 보이며 5천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1만원을 돌파했다.
도자기 업체인 행남자기 역시 지난 해 12월 엔터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주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더미디어에 매각된 행남자기는 이후 엠퍼럴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엔터테인먼트 공동사업 추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1월 7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00원을 훌쩍 넘어 엔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신한류 바람에 국내 엔터 산업이 부각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국내 엔터 산업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웹툰 업체인 미스터블루는 중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인 만열영업(북경) 유한공사와 웹드라마 합작을 위한 MOU를 맺었다. 또 17일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화이브라더스의 국내 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드라마 별그대 이후 태양의 후예 등 신한류 바람이 불어오면서 엔터 사업이 재조명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적이 불투명했던 과거 엔터 사업과 달리 현재 많은 엔터 업체들이 호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의 한 이유”라며 “하지만 무분별한 추종 매매로 보이는 부분도 있어 실적 등이 확인된 기업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