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5국] "인공지능의 위력"... 알파고, 이세돌에 유종의 미

입력 2016-03-15 18:08 수정 2016-03-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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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챌린지 매치 다섯번째 대국에서 장고하고 있다.(뉴시스)
▲이세돌 9단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챌린지 매치 다섯번째 대국에서 장고하고 있다.(뉴시스)

‘인공지능’ 알파고가 마지막 대국에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알파고는 15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세기의 대결’ 구글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에서 이세돌 9단에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흑을 잡은 이세돌 9단은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하고, 초반부터 실리를 추구했다. 대국은 단수와 밀어치기 등 공격적 흐름으로 전개됐다. 김효정 2단은 “이세돌이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고, 유창혁 9단은 “많이 나오는 수인데 초반 복잡한 변화가 나오는 건 이세돌에 좋은 흐름이다”고 밝혔다.

유 9단의 말처럼 초반 흐름은 이세돌에 유리했다. 수상전(완생하지 못하고 있는 돌끼리 사활을 다투는 상황)을 보이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던 이세돌은 악수로 보이는 수까지 총동원하며 단수로 알파고를 압박했다.

설상가상으로 알파고는 4국에서 보여준 부분전의 착각을 또 한 번 보여줬는데 김찬우 6단은 “이세돌 9단이 단단하게 두니까 무언가를 해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송태곤 9단은 “알파고가 놓은 수들이 큰 손해는 아니지만 약간씩 손해다. 악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5국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를 대신해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아자 황 박사가 바둑돌을 놓고 있다.(사진제공=구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구글 알파고 대국' 5국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를 대신해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아자 황 박사가 바둑돌을 놓고 있다.(사진제공=구글)

하지만 호락호락한 알파고가 아니었다. 알파고는 손해를 본 후 상변수순에서 강력하게 응수하며 형세를 가져오려 했다. 특히 대국 중후반 빠른 연산 능력을 과시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상변에서 시작해 중앙까지 이어오는 승부에서 형세를 가져오지 못한 알파고는 갑자기 하변에 수를 놓았다. 송 9단은 “중앙 경계선이 확실히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수는 의아하다”고 말했고, 이소용 아마6단은 “이 수가 패착이라면 알파고가 중앙 미지의 세계를 파악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좌하변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고, 이세돌은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때 두는 행마를 이어가며 끝내기 승부를 대비했다. 송 9단은 “유리해도 알파고의 끝내기 능력을 고려해 차이를 더 벌리려는 시도였다”며 “하지만 하변으로 들어가서 집으로 많은 이득을 못 봤다”며 우려를 표했다.

결국 알파고가 중앙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알파고는 하변의 접전 후 중앙에 흑의 흐름을 끊는 수를 두었다. 이에 송 9단은 “밭전자로 가르는 수다. 급소일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한 수다. 너무 날카롭게 중앙에서 승부를 보려 했다”고 분석했다.

중앙에서 벌어진 전투는 이날 대국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세돌과 알파고는 해설을 맡은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이 아마6단은 “중앙이 정말 경우의 수가 많다”라고 말했다.

▲알파고와 대국 중 골똘히 생각에 잠긴 이세돌 9단(AP 뉴시스)
▲알파고와 대국 중 골똘히 생각에 잠긴 이세돌 9단(AP 뉴시스)

이세돌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며 대응했다.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알파고는 4국 때처럼 기괴한 수를 두기도 했지만 큰 전투 없이 정리에 들어가는 행마를 펼쳤다. 이세돌은 후반 열세를 극복하려 맹추격했지만 반전이 거듭되는 치열한 접전 끝에 돌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했다.

김 6단은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이기긴 했지만 불리했던 순간 신의 한 수로 이긴 것이었다”며 “지난 1~4국을 볼 때 오늘 바둑이 제일 치열했다. 초반에 유리했지만 종반 이후 엎치락뒤치락 난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6단은 또 “초반 포석에서는 알파고를 제대로 공략했다”며 “알파고에게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상대하는 것이 유리한데 안정적으로 승부하며 쫓아올 기회를 준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원)이며 5번기 대국료는 15만 달러(약 1억6500만원), 승리수당은 2만 달러(약 2200만원)다. 알파고는 앞선 1, 2, 3국을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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