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을 뚫고 직장을 잡은 것만으로도‘승자’로 불리는 20대. 그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했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본격적인 ‘실전’이 시작되는 지금, 새로운 시작의 설렘도 좋지만 첫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고민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이는 비단 회사생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생애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재무설계’세우기도 이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결혼자금에서 내집 마련까지 갈 길이 먼 사회 초년생의 재테크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실제 20대들의 사례를 통해 적절한 재테크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은 예·적금 일 것이다. 아직 투자를 위한 종자돈이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 뻔한 20대에게 예·적금을 통한 종자돈 마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막 공무원 3년차에 접어든 박은재(28세, 여)씨는 실제로 은행의 정기적금을 주로 활용해 목돈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박 씨는 1년 단위로 적금을 들어 목돈을 만든 뒤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갑자기 목돈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비상으로 700만원을 묶어두기도 했다. 또래보다 착실히 돈을 모으는 편이지만 아직 제대로 투자를 해본 적은 없다.
김경민 NH투자증권 울산WMC PB는 박 씨의 경우 목적 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향후 3년 내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결혼을 위해 필요한 금액을 고려하고 목표 수익률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3년 후 70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면 정기적금을 제외한 2700만원의 자산을 4000만원으로 증식해야 하며 연 수익률은 14%가 돼야 한다.
현재 자산인 정기예금과 주식형 펀드의 기대수익률은 정기예금 2%, 펀드 수익률 10% 가정 시 약 8% 수준이며 3년간 유지할 때 자산은 3400만원이다. 이는 목표 자산인 4000만원보다 부족한 금액이다.
따라서 박은재씨가 원하는 목적 자금의 수준을 결정하고 그 자금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목돈 마련에 성공한 20대의 경우 어떻게 재테크에 나서야 할까. 개인적인 사정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 일찍 직장생활을 시작해 좀 더 빠르게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룰 수 있었던 김대원씨(29세, 남)는 여유자금이 충분한 탓에 다양한 금융상품에 자산을 적절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주 위주의 주식투자는 물론 장외투자에까지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원유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원유에 투자하는 ETN 상품에도 돈을 넣었다.
다만 김 씨는 부모님으로 부터 도움을 받아 이미 서울 소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다소 고위험군에 속하는 투자에도 적극 나설 수 있었다는 점은 예외다.
김 씨의 경우를 제외하고도 다소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20대가 많다. 부양가족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안정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근무 2년차의 최세진(29세, 남)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최 씨는 대학 때부터 주식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등 주식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높은 수익을 내려면 리스크도 어느 정도 감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최씨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활용해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 씨의 금융자산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서 가장 먼저 정기예금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줄이고 이후 상황에 따라 주식 투자 자금도 마이너스 통장 상환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무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대는 재산형성기의 초기 단계로 이 시기의 투자성과로 전체의 투자방향이 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