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에 반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회의를 열고 "신규 면세점들이 오픈하고 1년 정도 지켜보고 나서 시장이 커지면 또 다른 신규 업체 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이 참석했다.
권희석 대표는 “신규 면세점이 세팅하는 걸 봐줘야 하는데 계속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물건 못 채우는 면세점들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중국처럼 짝퉁이 섞일 수도 있다”며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이어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계 여행사들에 수수료를 26%까지 주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인 수수료 14%의 2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황용득 사장 역시 신규 면세점 업계가 직면한 난관에 대해 토로했다. 황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이 투자했다는 돈이 4000억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라며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얘기만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난 또한 신규 면세점 업계가 타개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이천우 부사장은 “현재 전문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라며 “전문 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와야 하는데 아직 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영목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다고 하는데 면세점 업체 수와 면적이 둘 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창훈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을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을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라고 신규 면세점 업체들의 공통된 우려를 언급했다.
2015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간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은 신라아이파크·갤러리아면세점63·SM면세점 등 3곳에 이른다. 5월 오픈할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면세점까지 합하면 최근 6개월 사이 5개의 면세점이 문을 여는 상황이다. 이에 면세 시장의 매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를 늘어난다면 출혈 경쟁 등 공멸할 수 있다는 게 신규 면세점 사장단 측 입장이다.
반면 면세점 추가 특허에 혜택을 받을 가능성을 지닌 롯데그룹의 경우 이같은 우려에 정면 반박한다. 롯데면세점 측은 “신규 면세점들이 특허 받을 때 면세점이 경쟁체제가 돼야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말 바꾸기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금액의 경우도 롯데월드에서 월드타워로 이전하는 비용만 4000억원이었고, 롯데월드점이 운영된 28년 동안 투자금액으로 따지면 2조가 넘는다”며 “면세점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업태”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6일 공청회를 통해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보다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