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유턴기업 지원… ‘찬밥신세’ 전락

입력 2016-02-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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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일자리 위해 정책적 유도했으나… 지원·절차 복잡하고 전용 보조금 없어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U턴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U턴기업을 위한 경제특구 설치와 지원 확대를 20대 총선 공약으로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U턴기업에 대한 전용 보조금 없고 지원 절차마저 이원화돼 있다. 이른바 한국판 리쇼어링(reshoring, 비용 등을 이유로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에 돌아오는 현상) 붐을 일으키겠다는 것은 빛 바랜 청사진이 되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3년 8월 ‘U턴기업지원법(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해외에 사업장을 운영하다 지방에 정착하는 기업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입지ㆍ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지원혜택을 늘려 최장 7년간 최대 50~100%(5년간 100%, 이후 2년간 50%)까지 법인·소득세를 감면해주고, 한국 입지 투자액의 최대 45%, 설비 투자액의 최대 20%를 보조금으로 주고 있다. 새로 고용한 근로자 1인 당 고용 보조금도 기존 780만원에서 1080만원으로 증액됐다.

하지만 국내 복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은 U턴 기업은 2013년 37개, 2014년 16개, 지난해 말 기준 8개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마저도 돌아온 대기업은 없고 신발, 보석가공업체 등 중소업체들 뿐이다.

정작 정부의 지원만 믿고 국내로 발길을 돌린 U턴 기업들은 불만도 높다. 이같은 혜택이 U턴 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유턴기업이 해외사업장을 청산하는 데는 4년이상 걸리고 신규 사업장 증설 부담도 크다.

하지만 U턴 지원법 상 보조금 지원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준해 지방이전하는 수도권 기업과 같은 조건이어서 초기 정착에 어려움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전북 익산에 정착하기로 한 중국 내 한국 쥬얼리업체 25곳 중 10곳만이 돌아왔고 가장 먼저 입주한 1개 기업은 벌써 도산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특히나 수도권에 정착할 경우 법인ㆍ소득세와 관세 감면, 보조금 지원 등은 전혀 받을 수 없어 시장 여건과 업체 사정상 수도권 입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회사엔 ‘그림의 떡’ 이다.

복잡한 U턴기업 선정 및 지원 절차도 U턴 기업들의 국내 정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현재 선정업무는 산업부의 해외투자과와 코트라가, 입지 및 시설투자 보조금 지원은 산업부 지역투자과와 산업단지공단이 맡고 있어 내야하는 서류만 수십가지인데다, 지원받기까지 기간도 오래 걸린다.

정부는 지난 2014년말 ‘시도정책협의회’를 통해 “U턴 기업을 위한 보조금 신청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최근 U턴기업들과의 간담회서 “유턴기업의 특수성을 반영, 고용보조금 지원 기간 연장, 유턴기업 보조금 지원제도 일원화를 위해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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