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넥센·금호 등 타이어업체의 주가가 경기 불황에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달새 타이어주의 상승세가 무섭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끄떡없는 모습이다. 지난달 21일 4만2450원이던 한국타이어는 이날 4만9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한달새 16.14%의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는 18.72% 올랐고, 금호타이어도 10.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1.18% 올랐을 뿐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미국의 반덤핑 규제에 기인한 바가 크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최소 5년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22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이는 연결기준 연간 최대 실적이다. 이상헌 IBK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중국산 반덤핑 관세 수혜 등으로 매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경기 침체로 해당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고전했다. 지난해 4분기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8840억원으로 전년대비 14.4%가 줄어든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014년,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노사 관계 악화와 함께 영업이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대비 58.1% 감소한 부진을 겪었다.
부진한 실적에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올해 북미 시장에 공격적인 총공세를 펼친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땄다. 그동안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중국 공장 생산분을 미국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현지 공장을 가동하게 됨으로써 관세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한국타이어는 올 하반기 미국 테네시에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연간 500만개의 생산규모로 2차 증설이 완료된다면 연 11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 가능해진다. 금호타이어는 올 3월 조지아주에 첫 북미 공장을 준공한다. 이 공장의 연간생산능력은 400만개 수준으로 북미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이 뚜렷한 북미 지역에 설비를 확대하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게다가 가격 인하 경쟁 완화로 구조적 마진 개선 가능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