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 했다.
12일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각각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추후 면밀한 검토를 통해 최종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3일 자구안 일환으로 현대증권 매각 주관사로 EY한영을 선정하고 매각 공고를 냈다.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오릭스 PE로부터 매각이 불발된 지 4개월 만이다.
현대상선이 신탁회사를 통해 보유 중인 현대증권 22.43% 지분과 기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0.13%)을 포함한 22.56%가 주요 매각 대상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원하는 잠재 매수자들은 오는 29일까지 EY한영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하면 된다.
주관사 측은 인수의향서를 오는 29일까지 받은 뒤 인수적격후보자(숏 리스트)를 선정한 이후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해야 실사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증권업 파이를 키우려는 잠재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이 큰 모습”이라며 “그러나 실사 결과 본입찰에 참여할지 끝까지 지켜는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메리츠종금증권과 국내 금융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국계 금융기관들의 입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닌 현대증권 우선매수권 행사와 콜옵션은 매각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지난 5일 현대상선 대주주이자 현대증권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지니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배임 이슈가 남아 있는 만큼 우선매수권을 당장 포기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논의했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은 담보 대출시 일반적인 안전장치로 부여된 경우로 포기시 배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각 주체가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에 당장 포기 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그러나 그룹 입장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매각에 대한 진정성은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그룹의 입장은 현대증권 매각 가격이 예상 대비 저조할 경우 다시 사오겠다는 안전장치로 해석된다.
인수합병(M&A)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룹의 입장이 한편으로 이해가 가지만, 예비입찰과 본입찰이 다 끝나고 나중에 가격 조건이 맘에 안 든다며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권을 청구하면 잠재 인수 후보자는 결국 헛물만 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