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와 유가의 하락으로 외국인이 새해에도 ‘셀코리아’에 나섰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이들은 상장주식 3조710억원, 상장채권 4870억원 등 모두 3조555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째다. 이들은 2015년 11월에는 1조990억원, 12월 3조8530억원의 증권을 각각 순매도했다.
지난달 국내 주식의 최대 순매도국은 영국이다. 영국은 지난달 1조1658억원의 주식을 팔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를 이끌었다. 영국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2470억원, 198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올해 1월에는 매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는 원화가치 하락(환율상승)으로 유로화를 싸게 빌려 국내에 투자한 자금들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영국에 이어서는 중국(4762억원), 케이만아일랜드(3439억원)가 국내 주식 순매도국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가 하락으로 재정 압박을 겪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순매도국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투자자들이 원화가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상장채권은 2개월 째 순매도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4870억원의 채권을 순유출했다. 지난해 12월 7840억원이 순유출된 것에 비해 규모는 줄었으나 순유출 1위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매도 규모는 커졌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4000억원의 채권을 순유출해 2015년 11월 1170억원, 12월 2702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말레이시아는 경제성장을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1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404조원으로 전월 말 대비 17조원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규모는 4000억원 감소한 101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