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만도 등에 삭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달러-약헤알’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환차손에 노출된 업계 맏형들이 올해 헤알화 약세 지속 전망과 함께 브라질 투자 자산가치 하락 소식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약세에 발목이 잡힌 현대차와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5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어들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회사 창립 47년 만에 연간 9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 브라질 법인(HMB)의 지난해 매출은 1조7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5% 줄어들었다. 브라질 헤알이 전 분기 대비 9.9% 절하되고, 유가 역시 2.4% 떨어지면서 브라질 공장 판매·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브라질 자동차 시장이 원자재 수출 부진과 헤알화 가치 하락 등으로 수요가 급락했다는 점을 근거로 현대차 브라질 법인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일관제철소 CSP 건설에 나선 포스코도 헤알화 가치 급락에 투자 자산가치가 급락했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약 2000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의 보유 지분 20%의 장부금액도 지난해 3분기 기준 755억원으로 감소했다. 2015년 초 포스코의 장부금액은 2509억원 수준이었다. 헤알 가치 폭락으로 달러 차입금의 환산손실이 크게 늘면서 앉아서 수천억원을 날린 셈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대규모 평가손실에 기인했다. 이 중 외환손실은 총 6980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약 2930억원, 중국 위안화 1150억원, 인도 루피화에서 138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브라질에서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도 역시 헤알화 가치 하락의 후폭풍에 노출됐다. 브라질 헤알화 약세로 만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법인의 적자 폭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1년 일본 서스펜션 전문업체인 가야바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만도는 지난해까지 이 합작법인에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약 200억원의 적자와 함께 부채 증가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