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미생’, ‘치즈인더트랩’, ‘꽃보다 청춘’, ‘수요미식회’, ‘집밥 백선생’, ‘SNL코리아’. 최근 방송가를 장악한 드라마, 예능의 면면을 보면 tvN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tvN이 지상파 3사에 대적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최수연 대중문화 평론가는 “tvN이 처음 출범할 때만 해도 지금의 성공을 예견할 수 없었다. 이제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히든싱어’, ‘썰전’ 등의 성공으로 두각을 나타낸 JTBC와 함께 5대 방송사로 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평론가의 말처럼 tvN은 개국 10주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성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다. 그러던 것이 나영석 PD의 영입으로 ‘꽃보다 청춘’이 흥행에 성공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CJ E&M의 거대 자본과 문화 융성 정책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여기에 이명한 PD, 신원호 PD 등 검증된 연출자들이 대거 입성했고, 창조적 콘텐츠 제작은 시청자의 응답으로 이어졌다. CJ E&M 방송 PR팀의 한 관계자는 “tvN의 성공에 대해 시기와 질투의 시선도 있는데 이제야 돈 버는 것이다. 그동안 도전과 실패, 끈질긴 투자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SBS는 개국 초기, KBS, MBC에 밀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반등의 기회는 ‘모래시계’의 성공이었다. tvN의 도약도 콘텐츠의 힘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꽃보다 청춘’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tvN의 성공에 대해 장본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CJ E&M 이명한 본부장은 “tvN의 성공을 분석한 한 강연에서 ‘주류성과 변방성의 흐름이 잘 흘러갔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저도 주류인 KBS에서 당시 변방이었던 tvN으로 왔다. 어떻게 보면 패기가 될 수 있고,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류와 변방이 가진 특성이 잘 융합되서 tvN이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 본부장은 “흔한 것 같지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참신한 기획력으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덧붙였다.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기획자가 즐겨야 한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무엇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연출도 달라진다. 기획자가 즐기면 시청자도 즐긴다. 여기에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