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닌가 봅니다. ‘몰라보게 예뻐진 외모’ 라는 실제와 거리가 먼 연예인 사진 설명을 본 상당수 네티즌이 ‘성형의 극치’ ‘성형중독’ ‘성형의 결과’ 등의 의견을 표명하다 이제는 자주 ‘몰라보게 예뻐진 외모(?)’의 연예인에게 성형 괴물의 줄임말인 ‘성괴’라는 표현까지 쓰더군요.
한 시대의 미의 기준이 된 연예인들이 성형 전도사 역할을 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입니다.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성형 연예인들이 한국을 성형수술 1위국으로 부상시키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줬습니다.
분명 외모는 연예인의 중요한 자산이자 무기입니다. 하지만 개성과 다양성이 성형으로 획일화된 예쁜 외모와는 비교가 안되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연예인 성형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한 글에서 연예인 성형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지요. “대한민국 연예인 집단은 비정상적인 진화 속도로 동질화되고 있는 획일 군집이다. 가장 개성적이어야 할 이 집단의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쌍꺼풀을 가지고 있으며, 입술은 콜라겐 주사법을 통해 일정 크기로 도톰해지고 있다. 예순이 다 돼도 그들의 눈가엔 주름이 없다. 보톡스 주사를 맞아 마치 평생 한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사람인양 탱탱한 피부를 유지한다. 로봇공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대한민국 연예인들은 사이보그다.” 취재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연예인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어서 더욱 공감합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헨리가 “요즘 청소년들이 성형수술 광고를 보고 미의 기준을 획일화할 수 있어 걱정이다. 청소년 여러분은 다 예쁘고, 기준은 없으니까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Love yourself(너 자신을 사랑해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괴’가 돼가는 연예인들도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개성과 다양성이라는 측면과 함께 연기자의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성형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나이 든 연기자들이 보톡스와 각종 시술의 힘으로 웃을 때에도 주름이 전혀 없어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우리시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 안성기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일반인이 핸디캡이 있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배우가 성형수술을 안했으면 한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큰 연기다. 길게 평생 배우를 하려면 성형은 장애가 된다. 웬만하면 안했으면 한다” “배우는 주름을 (인위적으로)지우면 안된다. 그 주름 하나 하나가 감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이다”라고요. 저 역시 동감입니다.
연기나 노래보다 성형에 더 신경을 쓰는 연예인 여러분!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달라진 외모에 관련한 사진설명으로 쓰인 ‘몰라보게 달라진 예쁜 외모’라는 표현에 기뻐하지 말고 그 밑에 달린 관객, 시청자, 네티즌의 ‘성괴’라는 비난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